본문 바로가기
혹시나 삶이란

환절기를 맞이하는 60살

by 건축사입니다만 2025. 9. 23.

아직은 노년이라고 감히 말은 못하지만...

지혜롭게 살기 위한 공부는 조금이라도 빠를 수록 좋다고 생각해서 기록해 봅니다.

마치 러닝이 하루라도 빠르면 좋듯이.

 

마음 공부 입니다.

 

서문: 왜 우리의 삶은 채울수록 공허해지는가?
평생 남의 시선과 기대를 위해 살아오셨습니까? 이제는 모든 짐을 내려놓고 나 자신을 위해 살아갈 때입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아들딸로, 부모로, 사회의 구성원으로 수많은 책임과 의무를 지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문득 돌아본 삶의 길 위에서, 정작 나 자신은 텅 비어버린 듯한 허무함과 마주하게 됩니다. 마치 평생 새장 속에 살던 새가 문을 열어주어도 날아가는 법을 잊은 것처럼, 무엇에도 묶여있지 않지만 어쩐지 자유롭지 못함을 느낍니다.
이러한 우리 삶의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해답을 2,500년 전 철학자 노자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철학 속에서 제시했습니다. 억지로 무엇이 되려 애쓰지 않고,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며 사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와 평화에 이르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이 가이드는 더 많은 것을 채우려는 '더하기'의 삶에서 벗어나,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는 '빼기'의 지혜를 통해 삶의 본질적인 자유와 평화를 찾는 구체적인 실천법을 안내할 것입니다. 노자의 가르침을 따라 비움으로써 채워지는 삶의 역설적인 진리를 함께 탐험해 보겠습니다.
 
1부: 왜 우리는 '빼기'를 시작해야 하는가?
1.1. 멈추지 않는 '더하기'의 고통
우리가 '멋대로' 살지 못하는 이유는 평생토록 몸에 밴 '끊임없이 물을 거슬러 오르려는 습관' 때문입니다. 더 높은 곳으로,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남과 나를 비교하고 조급해하는 마음이 바로 우리 괴로움의 근원입니다. 젊은 시절에는 더 큰 집, 더 좋은 차, 더 높은 지위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 성공이라 믿었지만, 그 끝에는 진정한 평안이 없었습니다.
노자는 만족을 모르는 욕심이야말로 가장 큰 재앙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화막되어부이족(禍莫大於不知足)
"족함을 알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재앙은 없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처럼, 만족할 줄 모르는 욕심은 우리를 '영원한 결핍의 고통' 속에 가둡니다. 돌이켜보면, 더 많은 것을 가질수록 그것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마음' 또한 함께 커지지 않았습니까? 재산 문제로 형제간의 의가 상하고 자식들이 부모의 재산을 두고 다투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습니까? '더하기'의 삶은 우리에게 진정한 평안 대신 새로운 불안을 안겨주었을 뿐입니다.
1.2. 노자의 해답: 물처럼, 자연처럼 (上善若水과 無爲)
노자는 이 고통의 순환을 끊어낼 두 가지 핵심적인 지혜를 제시합니다.
1.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지혜 최고의 선(善)은 물과 같다고 했습니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결코 자신의 공을 내세우며 다투지 않고, 모두가 피하려는 가장 낮은 곳으로 스스로 흘러갑니다. 우리의 인생 후반에 필요한 첫 번째 지혜는 바로 이것입니다. 더 이상 남들보다 높아지기 위해 억지로 애쓰지 않는 것. 체면과 남의 시선 때문에 나를 증명하려 했던 삶을 멈추고, 물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나를 놓아주는 것이 자유의 첫걸음입니다. 강물이 흘러 바다에 이르는 것처럼, 가장 낮은 곳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가장 넓고 깊어질 수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2. 무위(無爲)의 지혜 '무위'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인위적으로 애쓰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살다 보면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다 큰 자식의 문제나 예전 같지 않은 건강 문제 앞에서 좌절하고 분노하며 상황을 바꾸려 애쓸수록 마음의 병만 깊어집니다.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들은 자연의 순리에 맡기고, 될 일은 되고 안 될 일은 안 된다는 것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우리는 인생의 파도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이제 이러한 철학을 우리의 일상 속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삶을 바꾸는 구체적인 '빼기'의 기술을 알아보겠습니다.

 

 

2부: 삶을 바꾸는 '빼기'의 3단계 실천법
2.1. 1단계: 물건 비우기 (마음의 공간 확보하기)
노자는 "도를 닦는 것은 날마다 덜어내는 것(爲道日損)"이라 했습니다. '빼기'의 실천은 가장 먼저 물리적인 공간인 '물건 비우기'에서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집안에 쌓여있는 불필요한 물건들은 단순히 공간만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정신을 짓누르고 새로운 기운이 들어오는 것을 막습니다.
 하루에 하나씩 버리기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매일 불필요한 물건 하나를 정해 버리는 작은 습관을 통해 비움의 즐거움을 느껴보세요.
 '언젠가' 쓸 물건과 작별하기 "언젠가 쓸 것"이라며 쌓아둔 낡은 물건들, 입지도 않으면서 버리지 못하는 옷들은 대부분 다시 쓰이지 않습니다. 과거에 대한 미련을 과감히 정리할 때 현재를 위한 공간이 생겨납니다.
 과시용 물건 돌아보기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나를 증명하기 위해 샀던 물건들을 돌아보세요. 그 물건들이 정말 나에게 행복을 주었는지 되새겨보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욕심을 덜어낼 수 있습니다.
물리적인 공간이 넓어지는 만큼, 놀랍게도 마음의 공간 또한 함께 넓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2.2. 2단계: 관계 비우기 (감정의 에너지 지키기)
의무감 때문에, 혹은 외로울까 봐 억지로 유지하는 관계는 우리의 소중한 감정 에너지를 빼앗아 갑니다. 수많은 무의미한 관계보다 소수의 진정한 관계가 삶을 훨씬 더 풍요롭게 만듭니다.
 에너지를 빼앗는 모임 거절하기 만나고 돌아오면 기분이 상하고 마음이 불편해지는 모임이 있다면 더 이상 나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내 에너지를 지키는 것이 우선입니다.
 '아니요'라고 말할 용기 내기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부탁이나 제안에 대해 정중히 '아니요'라고 말하는 용기를 내세요. 나를 존중하는 것은 건강한 관계의 시작입니다.
 소수와의 깊은 교감에 집중하기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기보다, 마음이 통하는 소수의 사람들과 깊이 교감하는 데 시간을 사용하세요. 그것이 진정한 위로와 힘을 줍니다.
2.3. 3단계: 생각 비우기 (현재의 순간에 머무르기)
우리를 현재에 살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감옥은 바로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는 생각의 감옥입니다. 우리가 살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바로 '지금 이 순간'뿐입니다.
 
 지나간 일 놓아주기 과거의 실수와 상처를 되새기는 것을 멈추세요. '지나간 일은 이미 지나갔을 뿐'입니다. 과거는 교훈을 얻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오지 않은 일 걱정 멈추기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앞당겨 걱정하느라 현재의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세요. '오지 않은 일은 아직 오지 않았을 뿐'입니다.
 
 고요히 호흡 바라보기 복잡한 생각이 떠오를 때, 잠시 고요히 앉아 자신의 호흡을 가만히 느껴보세요. 코로 들어오는 들숨과 나가는 날숨에 집중하다 보면, 생각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현재의 평온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빼기'의 실천은 결국 우리를 '멋대로 사는 삶'의 진정한 의미로 이끌어줍니다. 이제 그 경지가 무엇인지 탐구해 보겠습니다.
 
 
 
3부: 진정으로 '멋대로' 산다는 것
 
3.1. 세상의 기준으로부터의 독립 선언
 
'멋대로 산다'는 것은 방종이나 이기심, 무책임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그것은 세상이 정해놓은 성공의 잣대와 남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정신적 독립 선언'입니다.
은퇴 후 동창회에 나갔을 때, 여전히 높은 직책에 있거나 큰 사업을 하는 친구와 자신을 비교하며 주눅 들었던 경험이 있습니까? 이는 내 인생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 여전히 '남들의 시선'이 되어있다는 증거입니다. 진정한 가치는 남의 평가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내 안에 있습니다. 남들이 좋다는 비싼 등산복이 아니라 내가 편한 낡은 운동복을 입고 뒷산을 오르는 즐거움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화려한 여행이 아니라 나 홀로 훌쩍 떠나는 동네 산책의 평화로움을 선택할 때, 우리는 진짜 나의 행복과 마주하게 됩니다.
"남들이 뭐라 하든 나는 나로서 괜찮다. 이 마음 하나만 단단히 세우면 우리는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유를 얻게 된다."
3.2. 나 자신으로 온전히 존재하는 삶 (道法自然)
노자는 "인법지 지법천 천법도 도법자연(人法地 地法天 天法道 道法自然)"이라 했습니다. 사람은 땅을, 땅은 하늘을, 하늘은 도(道)를, 그리고 도는 결국 자연을 본받는다는 뜻입니다. 인간이 따라야 할 궁극적인 스승은 바로 '자연' 그 자체입니다.
자연을 보십시오. 나무는 다른 나무보다 더 커지려고 안달하지 않고, 꽃은 다른 꽃보다 더 화려해지려고 시기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의 모습 그대로 묵묵히 존재할 뿐인데도 숲은 완벽한 조화를 이룹니다. 남처럼 되려고 애쓰는 삶을 멈추고, 온전히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자연스럽고 조화로운 삶입니다. 내가 노래를 못 하면 어떤가, 춤을 못 추면 어떤가. 그것이 나의 모습인 것을. 오히려 잘하지 못하는 것을 억지로 잘하는 척하려 할 때 우리는 부자연스러워지고 괴로워집니다. 나의 장점은 물론, 부족하고 못난 부분까지도 모두 끌어안고 "이게 바로 나다"라고 인정하는 용기, 그것이 바로 진정한 자유입니다.
이 모든 지혜를 바탕으로, 우리는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최종적인 결론에 다다르게 됩니다.
 
결론: 당신의 삶 자체가 온전한 '길'이다
평생 우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라는 정답을 밖에서 찾아 헤맸습니다. 그러나 노자는 도덕경 첫 구절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도가도 비상도(道可道 非常道)"
이는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정해진 완벽한 삶의 방식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더 이상 다른 사람의 길을 부러워하며 자신을 탓하지 마십시오. 넘어지고 상처받으며 서툴게 걸어온 당신의 모든 발자국 하나하나가 소중한 깨달음의 과정이었으며, 당신의 인생 그 자체가 하나의 온전한 '길(道)'이었습니다.
이제 남은 인생은 누가 만들어 놓은 지도를 따라가는 여행이 아니라, 나만의 지도를 그려 나가는 모험이 되어야 합니다. 과거의 후회, 미래의 불안, 남들의 시선을 모두 내려놓으십시오. 그 텅 빈 충만함 속에서, 물처럼 바람처럼 그저 자유롭게 존재하십시오. 당신의 삶 자체가 온전한 진리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노자가 우리에게 전하는 위대한 마지막 가르침입니다.